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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님의 자제분 군대 이야기를 읽다가 보니 문득
까마득히 오래전 징병검사장에서의 헤프닝이 생각납니다.
호적이 일년 늦어서 후배들과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교통비로 1700원을 주더군요.
500원짜리 세개와 백원짜리 두개..
신체검사를 먼저 다 끝내고 나와서
오랜만에 만난 고향 후배들과 막걸리나 한잔 하려고 먼저 끝난 후배들과
징병검사장 입구 담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했는지 
후배중의 한녀석이 장난삼아 짤짤이를 시작 했습니다.
딱히 할일도 없기에 저도 체면불구하고 끼어 들었습니다.
 
그날 따라 짤짤이신이 제게 강림하였는지 후배들 동전을 다 긁어 모았는데
지나가던 다른 군에서 온 사람들도 장난 삼아 합류하고 판이 엄청나게 커져 버렸습니다.
지폐는 안 끼워주고 동전만 가지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제 앞에 동전이 쌓여 갔습니다.
선을 한번도 안 놓고 계속 흔들어 대니까 어깨도 아프고 이게 무슨 짓인가 싶기도 했지만
동전 다 털고 나서야 일어서는 사람들 때문에 그만 둘수도 없어서
계속 흔들어 대었고 흔들때 마다 제가 이기는...참 기가막힌 싱황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짤짤이판이라는게 50원만 잃어도 본전 생각이 굴뚝 같은 곳 아닙니까...  
기다리던 후배 녀석들은 벌써 다 나왔지만 멈췄다간 난리날 판이었습니다.
제 후배 녀석들은 호위하 듯 제 뒤에 빙둘러 서있고
저는 그 앞 돌팍에 퍼질러 앉아서 팔이 빠지도록 흔들어 대는..
지금 생각해도 참 웃기는 그림이었습니다.
한 서너시간을 흔들어 댄 끝에 정확한 집계는 아닙니다만
어림잡아 그날 지급된 교통비의 절반 가량이 제 앞으로 모인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개평 한푼 안주고 다들 보낸 뒤에 후배들이 근처의 식당에서 바게쓰를 빌려왔는데
거의 한 가득이었습니다.
아마도 동전만 취급하니까 본전 생각에 지폐를 바꿔서
다시 끼어든 사람들도 상당수였지 않나 싶습니다.
 
액수는 생각 안나는데 동전이 얼마나 많았던지
후배들 여섯명과 반주를 곁들인 삼겹살을 먹고
나이트 클럽 가서 술을 싫컷 마시고도 회계를 맡은 녀석이
남은 돈이라면 만원짜리 몇장을 쥐어 줬으니...
 
그게 고향마을에 소문이 퍼졌는지 다음주에 시골엘 갔더니
어머님이 근심스런 표정으로 말씀 하시더군요.
 
"니 공부한다 카는 사람이 도박판에 싸댕기는거 아이가?
거기 한번 빠지마 손가락 자르고도 못 끊는다 카던데 우얄라꼬 그카노?"
 
참 까마득히 오래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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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그러게요..
어머님이 제말이라면 무조건 믿으시길래 그정도로 끝났지만
하마트면 난리 날뻔 했다는...ㅠ.ㅠ
크크큭................

도신이 강림했었나 봅니다.

노름을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드물기는 해도 한번쯤 비슷한 경험을 해본 일이 있을겁니다.

대책없이 잘 되는 날이 있는데 상대방들이 똘똘 뭉쳐서 견제를 해도 희안하게 계속 판을 이기는 경우가 있어요.

대체로 아주 진땀이 줄줄 흐르는 난처한 상황이 됩니다.

그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다시 경험하기 드문 일이기는 합니다.

^^
그러게요..
울산에 있을 때의 기억 한토막입니다.
그날은 연말 상여금 200프로 받은 날이었습니다.
지금은 다 없어 졌겠지만 그 당시엔 여천동에 배밭이 많이 있었는데
친구의 아는 누나도 배 과수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수원은 술도 마시고
여름엔 왈왈이를 그외의 계절엔 꼬꼬댁이나 꽥꽥이를 어쩌구 저쩌구 할수 있는 곳입니다.
친구(울산 토박이입니다.) 따라서 거기 갔다가 거기 벌어진 도리짓고땡 판에
녀석이 끼어 들었다가 상여금 받은 돈을 다 날려 버리더니(전 구경만)
제게 밑천 빌려 달라기에 안 빌려 주다가 10만원을 뜯겼는데
그마저 다 잃더군요.
녀석이 화끈한 성격이라서 털고 그만하려는걸 지켜 보던 제가 괜히 열받아서
그 판에 끼어 들고 말았습니다.
평소 점백 고스톱도 안쳐 봤는데 친구가 거의 30만원을 잃는걸 보니
제가 헤까닥 해버린거죠..(오래전이었으니 적은 금액은 아니죠.)
근데 정말 도신이 강림했는지
생전 처음 도리 짓고땡이란걸 해보았는데도 거기 판돈 제가 다 따버렸습니다.
그들도 깨끗이 승복하고 술하잔씩 더하고는 일어나서 나갔구요.
그쯤에서 우리도 빠져 나왔어야 하는데
공돈 250만원 가량이 눈앞에 떡하니 있으니 간뎅이가 팅팅 부어서
친구가 아는 그 누님이라는 분과 친구분 그렇게 넷이서 퍼질러 앉아서
술추렴을 시작하고 있는데..
돈 잃고 갔던 그 사람들이 다시 왔더군요. 어디서 좀 마련 했겠죠.
그리고는 다시 할수 있겠느냐고 정중히 묻더군요.
불로소득이기도 하고 남의 돈 그냥 갖고 있기도 뭣해서
그러자고...대신에 누가 다 따도 여기 마신 술값과
더 마실 술값은 내주는 걸로 하자며 승낙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알거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술은 싫컷 마셨지만 말입니다.
만원 짜리가 수북하게 쌓여 갈 때의 심장이 터질듯한 느낌...
이 느낌 때문에 도박에 빠져드는구나 하는 걸 알았습니다.
그게 무서워서 그 이후엔 화투 쳐다 보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은 뭐 아주 가끔 가족들 끼리 모이면 점백 고스톱이나 깔작깔작 ..
길게 예전일을 쓰다가 부질없다 생각되어 지우고 짧게 씁니다.

점백 고스톱 정도가 부담없고 재미있는 수준인것 같습니다.

^^;
짤짤이...ㅋㅋㅋㅋㅋ
예비군 훈련장에서 하다가 강퇴 당할뻔 햇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전 IBF권투 챔피언 이었던 김지원하고 같이 걸려서
통제관실에 총 뺏기고,,둘이 통제관 없을때 홀짝 다시햇던,,뼈아픈 추억이..
예비군 훈련장의 짤짤이...
누군가 그러더군요.
"놀면 뭐합니까? 한푼이라도 벌어야지..막간을 이용하여 금융사업 합시다"
^^
© SIR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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